· 집행문부여의 소 승소 · 채권자 소송비용 부담

사실 이 사안에서 대부업체의 채권액은 약 550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쓰기도 어려운 금액이지요. 하지만 파산까지 한 채무자 입장에서 500만 원은 엄청난 거액입니다. 저는 소송비용확정신청을 통하여 채권자에게 직접 변호사비를 받되, 의뢰인에게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이 돈을 받고 재판까지 나가고, 의견서도 몇 번 제출하는 것은 사무실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손해입니다. 하지만 저를 믿고 개인파산을 진행한 의뢰인에 대한 A/S차원에서 대응을 해드린 것으로, 저와 파산이나 회생 업무를 하신 의뢰인들이 나중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도와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은 본사 대표변호사가 직접 진행한 개인파산 사건을 통해 1년만에 면책 결정까지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면책을 받은 이후에 한 대부업체에서 의뢰인을 상대로 채권추심을 했습니다. 확인 결과 해당 대부업체는 채권자 목록에서 누락된 채권사도 아니었습니다. 즉, 대부업체에서 이미 면책된 채권을 가지고 의뢰인에게 소송을 건 것입니다.

개인파산으로 면책된 채권은 말 그대로 책임이 면제된 것이지, 갚을 돈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채권자가 재판을 통해서 집행문을 받게 된다면 면책된 것이 사라지고 다시 돈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 옵니다. 하지만 소송에서 면책된 채권임을 주장하면 돈을 갚으라는 판결이 안 나오겠죠. 즉 면책된 채무자가 대응을 하면 받지 못하지만 실수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다시 돈을 갚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업체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찔러보기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죠.​ 이런 경우 채무자는 단지 소송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채권은 면책된 채권임을 주장하면서 개인파산 시 제출된 채권자목록과 면책결정문만 제출하면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됩니다.​ 제 의뢰인은 다행스럽게도 소장을 받자마자 이를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이에 저는 개인파산 시의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고 답변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 결과 원고(대부업체)는 사건을 취하하고 소송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여 소송 비용까지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종적으로는 소송비용까지 원고인 대부업체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